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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Movie Story

[미디어 이야기] 악마의 편집이 될 수 있는 '쿨레쇼프 효과 (Kuleshov effect)'

겨울염소 2016. 7. 13. 22:24

'미디어 이야기'에서는 미디어에 관련된 각종 이야기, 제작 기법, 역사를 다룹니다.

 

종종 인터넷에는 '악마의 편집'이란 말이 화제가 됩니다. 악마의 편집이란 '출연자의 행동이 안좋게 보여지거나 왜곡되어 보여지도록 편집된 영상'을 일컫는 표현으로, 몇몇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내용이 촬영 당시 사실과는 다르게 편집하고 있다는 의혹이 돌면서 악의적인 영상 편집을 비꼬는 단어입니다. 물론 해당 방송 프로그램들이 정말 악의를 품고 편집을 한 것이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런 악마의 편집 기술이 사실 영상 편집 기법 중 하나라는 것 알고 계셨습니까?

이 기법의 정식적인 명칭은 '쿨레쇼프 효과 (Kuleshov effect)' 라고 합니다. 본래 이 기법은 구 소련의 영화감독 겸 이론가였던 레프 쿨레쇼프(Lev Kuleshov)가 주창한 쇼트 편집의 효과로써, 악마의 편집을 위해 탄생한 기법이라기 보다 '연출자가 캐릭터의 성향이나 행동을 의도된 방향으로 관객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방법' 입니다. 이는 몽타주이론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기도 한데, 편집에 의해 나열된 순서에 따라 의미가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연상이 안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아래의 사진들과 글을 보시면 아마 이해하시기 쉬우실 겁니다~^^

 

 

 

자, 여기 무표정한 사람이 있습니다. 무슨 생각인지 도통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 사람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

 

 

 

 

 

 

                                                                 

 

 

 

 

 

 

 

만약 여러분들이 지금 영화를 보고 있다는 전제하에

순서는 이렇습니다.

 

①무표정한 얼굴의 사람이 무언가를 보고 있다.

② 햄버거가 보여진다.

 

어떻게 보이시나요?

저 무표정의 얼굴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략 추측되지 않나요?

 

여러분은 아마도 저 무표정한 사람에 대해

'아 햄버거를 먹고 싶어서 보고 있었나보다!'

'배가 고픈거였구나~'

하고 이해하셨을겁니다.

 

 

그렇다면 다음 장면은 어떨까요?

 

 

 

 

                                                                

 

 

 

① 무표정한 사람의 얼굴이 무언가 보고 있다.

②여자의 핸드백이 보여진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좀 전에는 배고파 보였던 무표정한 사람이

여자의 핸드백을 훔치려고 하는 도둑으로 보이시지 않으신가요? 

 

이렇게 동일한 무표정 얼굴의 사람이더라도

바로 뒤에 장면이 무엇이 나오는가에 따라

무표정한 사람의 성향이 결정되는 겁니다.

 

즉, 뒷 장면이 앞장면의 이유가 됨으로써 앞장면 속 무표정한 사람의 성격을 부여해주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쿨레쇼프 효과 입니다.

 

이 효과를 주창한 레프 쿨레쇼프(Lev Kuleshov)는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성향의 영화를 제작할 때,

 관객들에게 효과적인 사상 선동을 위해 이 기법을 잘 사용했다고 합니다.

(아는 교수님이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부정적인 부분을 덜 노출하고 긍정적인 일들이 가득한 것처럼 보이도록 말이죠.

 

 

연출자가 의도한 대로 보여지게 장면을 배치하는 쿨레쇼프 효과. 

모든 영상물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편집 기법 중 하나지만

지나치게 남용하면 시청자에게 오해를 심어줄 수 있는 양날의 검 같이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