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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Movie Story

[미디어 이야기] 시대별 달라지는 '관객 인식'

겨울염소 2016. 7. 12. 20:42

'미디어 이야기'에서는 미디어에 관련된 각종 이야기, 제작 기법, 역사를 다룹니다.

 

 제목에서 다소 난해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말그대로 오늘은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의 인식(認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인식'이란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 그대로 뜻인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앎'을 이라는 의미입니다만,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의 인식이라함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 논하려는 것입니다. 본래 영화라는 것은 자연적인 시각물이라기 보다 '어떠한 의도를 갖고' 제작한 산물입니다. 따라서 영상에서 보여지는 사물은 실제로 눈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어떠한 가공처리를 통해 눈앞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지만 이러한 정의를 굳이 내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영화가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아닌 가상의 영상'이란 것을 인지하였을까 생각해 보셨습니까? 어떤 분들은 태어났을때부터 당연히 구분하고 인지할 수 있었는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하지만 우리가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이 실제 영화 속 사건이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인지는 어디까지나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가능한 것 입니다. 이러한 인지에 대해서 아주 재미있는 실화가 하나 있습니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는 최초로 대중에게 입장료를 받고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영화의 이름은 '기차의 도착'인데, 말이 영화지 당시에는 편집 기술이나 카메라 샷 사이즈 등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터라 기차 플렛폼에 기차가 들어오고 있는 모습을 그냥 찍어서 보여주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그 영화를 처음 본 관객들은 난리가 났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진짜 기차가 자신들을 향해 돌진하는 줄 알고 문 밖으로 허둥지둥 도망친 것입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고개를 갸우뚱 하실 겁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당시 상영한 '기차의 도착'은 흑백 영상에다 소리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등장하는 사람들 또한 비정상적인 빠른 속도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고, 영화를 상영한 장소 또한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한 카페의 지하실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진짜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도망을 간 것입니다. 이유는 사람들의 '인식'이 아직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화라는 것을 처음 접하는 데다 그 원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실제와 가상의 차이를 구분짓지 못 한 것입니다. 물론 소리나 영상의 색이 현실과 다르더라도 '영상'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는 사람의 인지로써는 그러한 사실을 비교 인식조차 하지 못 한 것입니다. 이는 기술의 발달보다 사람의 인식이 더디게 발달했기 때문으로 판단합니다. 사람의 인식은 경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아무리 말도 안되는 영상이더라도 이것이 현실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에도 유사하게 몇 차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처음 3D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에도 '엄청나게 현실적'이라며 감탄했던 그것입니다. 지금 입장에서 바라보면 그 3D영상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현실과 많은 괴리가 있지만 당시에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인식보다 새로움으로 인해 현실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고 착각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은 곧 다가올 VR시대에 많은 중요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진짜 같은 가상현실을 만들더라도 그것이 가짜라는 인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간간히 들려오는 게임 중독으로 인한 다양한 범죄 중 일부도 미디어 콘텐츠의 '인식'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경우라고 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산업에 맞춰 관객들의 인식도 점점 높아져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추세입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과학인물백과] 뤼미에르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