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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Movie Story

[나는 이 영화 좋던데?] 식스틴 블럭 (16 Blocks, 2006)

겨울염소 2016. 9. 18. 21:17

이 영화 괜찮던데?에서는 영화의 작품성이나 흥행성과는 별개로 제가 보았을때 흥미있고 재미있게 본 영화를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무엇보다 저의 주관적인 생각을 중심으로 작성하였다는 점염두하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보시는 입장에 따라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영화 '식스틴 블럭' 포스터)

 

2006년, 제가 처음 이 포스터를 봤을때 '이 배우는 누구야?'라고 떠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출연진을 자세히 보니 브루스 윌리스였습니다.

통상적으로 브루스 윌리스의 경우 <다이하드>시리즈와 <식스센스>로 많이 알려져있는 배우인데요.

저런 분장을 하고 있으니 전혀 알아보지 못하겠더군요.

영화를 관람하기 시작한 후에도 한참 뒤에 적응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국내 영화관에서는 흥행성적이 성공적이지는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후에 영화를 관람한 분들에게도 호불호가 나뉘는 작품이 되었는데요.

하지만 저는 이 작품이 아주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스토리부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잭 모슬리(브루스 윌리스)'는 술에 찌들어 사는 형사인데요.

매사 의욕도 없고 만사가 귀찮은 그는 이미 경찰서 내에서도 존재감이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려던 잭에게 급히 호송임무가 떨어집니다.

좀도둑인 '에디 벙커(모스 데프)'를 16블럭 떨어져 있는 법정에 약 두 시간 뒤인 오전 10시 반까지 데려다주는 것인데요. 

피곤하긴 했지만 어려운 일도 아니기에 잭은 에디를 차에 태우고 출발합니다.

 

 

출발하자 마주친 교통 체증에 슬슬 짜증이 나던 잭,

설상가상으로 에디는 엄청난 수다쟁이였습니다.

참다 못한 잭은 주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늘 가던 술집으로 향해 술을 사러 가는데요.

그 순간, 이들을 미행하던 괴한이 에디를 습격합니다.

그 순간 좀전까지 흐리멍텅한 표정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진지한 형사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는 잭이 괴한을 제압하고

에디를 구해 지인의 술집으로 피신하여 지원요청을 합니다.

 

 

그런데 지원을 온 경찰들의 행동이 매우 수상한 것을 느낀 잭.

에디 또한 몇몇 경찰들과 눈이 마주치자 벌벌 떨며 말을 잇질 못합니다. 

이 상황을 주의깊게 살피던 잭에게 20년 지기 동료인 '프랭크 누렌트(데이빗 모스)'가 다가와

 잭에게 이 모든 상황을 모른척 집으로 돌아가라고 회유합니다.

 하지만 경찰들이 에디를 살해하려하자 잭은 가게에 숨겨져있던 총으로

이들을 제압하고 에디를 구출해 달아납니다.

 

 

알고 보니 에디는 경찰의 비리현장을 목격한 사람이었고

이에 대한 공판의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했던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공판때까지 도착하지 못한다면

부정비리 경찰조사에 대한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가게 되는 상황. 

한편, 잭을 회유하는데 실패한 프랭크는 술에 취한 잭이 에디를 인질로 삼고

경찰을 공격하고 있다며 각 경찰들에게 잭을 잡도록 지시합니다.

 

 

결국 모든 경찰들을 적으로 돌린채

16 블럭에 떨어져 있는 법원을 향해가는 잭과 에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은 더욱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고

프랭크는 잭의 동선을 추적하며 더욱 이들을 조여옵니다.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을 느낀 잭은

이 모든 상황들을 정리하기 위해 결심을 내리게 됩니다.

 

 

영화는 추격 액션 영화치고 매우 느린 속도로 전개됩니다.

잭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영화 시작부터 다리를 절고 있고,

목적지를 향해 거침없이 밀고가는 느낌보다 최소한의 동선으로 서서히 나아가는 느낌입니다.

이에 많은 관객분들이 답답함을 호소하셨다는 후문도 있더군요.

이에 반해, 에디는 특유의 목소리로 쉴틈없이 떠드는 통에

영화 전체의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를 깨버린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모든 부분들에 대해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우선 에디라는 캐릭터는 특이한 점이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흑인에 겁도 많고, 어리숙하면서 말도 많고, 전과자에 자신의 꿈을 쉴틈없이 떠벌리는 캐릭터입니다.

정말 성가시면서도 안쓰럽기도한 캐릭터죠.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 청년에 대해 동일하게 '키드(자막으론 꼬맹이로 부르더군요)'라고 부릅니다.

저의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에디는 사리분별이 아직 어려운 어린아이의 모습과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특정 복장에 대한 동경과 똑같은 말의 반복, 순수함과 꿈에 대한 열망 등 사회적 약자의 이미지를 갖춘 그런 캐릭터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에디가 비리를 목격한 증인으로써 충분히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킵니다.

 

 

이와 반대로 잭은 삶에 찌들대로 찌든 어른의 모습을 보이는데요.

에디가 새로운 삶에 대한 시작을 준비하는 느낌이라면

잭은 이제 삶의 모든 것을 다 겪고 마치려는 사람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처음 이들의 대화에서도 엿볼수 있는데요.

시끄럽게 떠드는 에디에게 '삶이 너무 길다'며 한탄 아닌 한탄을 합니다.

그러나 잭은 이러한 경험들을 토대로 왠만한 일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매순간 적절한 판단을 통해 냉철하게 움직입니다.

 

 

영화 곳곳에서도 이런 상징적인 부분들은 많이 나타납니다.

에디가 처음 괴한에게 습격당할 때 괴한의 차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의 모형 장식품이 있었는데요.

이는 선을 행해야하는 경찰이 악을 행하는 것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이라고 보여집니다.

에초에 '나쁜' 경찰과 이를 막으려는 '착한' 좀도둑 증인이라는 구도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부패 경찰들로부터 에디를 지키기 위한

잭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 영화 '식스틴 블럭'

다소 중간중간 잭의 과거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다면

더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조금 있지만

배우들의 명연기와 곳곳에 담긴 의미들이 아주 인상깊게 남은 영화이기에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추천할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P.S : 극장판과 감독판의 결말이 다르다고 하네요!

저는 극장판 엔딩만 봤지만 여러분들은 기회가 되신다면 감독판도 함께 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 식스틴 블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