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에서는 미디어에 관련된 각종 이야기, 제작 기법, 역사를 다룹니다.
보통 미쟝센이라고 하면 동명의 샴푸 제품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미쟝센은 보통 분들이 아시는 미쟝센과는 많이 다릅니다.
영화 업계에서는 이 미쟝센이라는 단어가 아주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쟝센 영화제’ 또한 열리고 있는데요.
과연 이 미쟝센은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을까요?
사실 미쟝센을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난감한 일입니다.
영상을 전문적으로 다루시는 분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분들에게 ‘미쟝센이 정확히 뭐에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한숨을 내쉬며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다고 답할 겁니다.
워낙 그 의미가 넓고 포괄적이기 때문에 말이죠.
저도 지금 말을 꺼내놓고 상당히 난감하지만
여러분들이 이해하시기 최대한 편하게 정리 해볼까합니다.
우선 미쟝센 의미 자체만을 말한다면 ‘연출자(감독)가 영상물 내에 의도하여 배치한
모든 사물이나 행동, 언어 등 일체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게 뭔 소린가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알다가도 모를 요상한 말이지만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저 말이 가장 맞는 말일 것입니다.
자, 그럼 이제 예시를 들며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아시다시피 ‘가상의 이야기를 시각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메라로 영상을 담아내야 하고, 카메라로 촬영되어질
모든 것들은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거나 의도 하에 배치된 것들 입니다.
즉, 영화에서 나타나는 인물, 사물, 장소, 대사, 음악 등 모든 것들이
영화 제작을 위해 기획되어진 것들이라는 것을 뜻하죠.
여기까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스토리와 상관없는 듯 한 것들인데, 굳이 관객들의 눈에 띄도록
만든 것들이 보입니다. 보통 관객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영상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 분이나 예민한 분들은
‘왜 저기에 저걸 놔뒀지?’ 혹은 ‘왜 저런 행동을 하지?’와 같은 의구심을 갖죠.
이것이 바로 미쟝센입니다.
조금 왜곡될 수 있을 듯하여 다시 말하자면,
의구심을 들도록 하는 것이 미쟝센이 아니라
‘스토리와 상관없이 보이지만 영상에는 굳이 티가 나 보이는 것’이 미쟝센이라는 겁니다.
그럼 왜 이것이 미쟝센인지 예시와 함께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영화에서 한 악역이 검은 옷을 입고 있다고 쳐볼까요.
아마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은 안할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지켜보니, 옷 뿐만 아니라 자동차, 신발, 가방 심지어 악세서리까지
모두 검은색인 겁니다.
그런데 왜 그가 검은색만을 고집하는지 영화가 끝날 때 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심지어 영화 속에서 조차 아무도 그의 검은색에 대해서 지적조차 안합니다.
감독이 그냥 귀찮으니 모두 검은색으로 입으라고 한 것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감독은 이 악역의 성격을 고스란히 색상으로 나타내보고 싶었던 거죠.
모든 물품을 검은 색으로 해놓은 이유는
이 악역이 모든 일상에서 항상 나쁘고 어두운 심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굳이 이것을 대사나 그 어떤 행동으로 지칭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영화 속에 녹아들도록 냅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미쟝센이며, 감독이 의도적으로 집어넣은 요소라는 것이죠.
조금 복잡하기도 하면서 매우 간단하죠?
미쟝센은 색상을 가지고 표현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사물의 위치, 상징적인 사물 배치,
카메라 구도 등등 아주 많은 방법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답니다.
그러나 미쟝센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영화들은
일반 대중들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작품으로 치부되어
대중적인 흥행과는 반대의 결과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미쟝센 이야기는 단편적으로 정의 내리기엔 분량이 다소 길어 다음 포스팅 때 다시 이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